2.1 기체의 성질
진공에 대한 실질적인 정의에서 진공이란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을 의미하는데, 즉 진공은 일정한 공간 내에 대기압보다 적은 수의 기체(gas)를 가지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러므로 아무리 낮은 진공도일지라도 그 안에는 기체가 존재하게 되며, 기체의 거동과 특성은 진공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다. 즉, 진공을 만들고자 한다면 용기 내에 기체분자밀도를 줄이거나 용기 내벽에 표면 충돌율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본 교재가 다루는 진공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정한 공간에서 운동하는 기체에 대한 성질을 공부하여야 하며, 본 장에서는 기체의 성질과 기체 법칙들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이제, 우리는 진공을 다루기에 앞서 "기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의문 을 갖게 되며, 먼저 기체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도록 한다. 기체란 형태가 없는 작은 알갱이로서, 무수히 모여 어느 방향으로나 자유롭게 움직이는 입자들이 있는물질 상태이다. 기체는 물질의 3가지 상태 중에 하나이며, 고체나 액체와 달리 일정한 모양이나 부피를 갖지 못하고, 용기 속에 넣으면 용기를 채우고 항상 한없이 확산하려는 성질이 있다.
2.1.1 기체의 역사
이미 옛날부터 사람들은 물을 가열하게 되면 수증기가 되고, 반대로면 얼음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17세기에 이르러서는 이와 같은 물질의 상태 변화를 보다 학술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는데, Helmont는 당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기체를 연구하였고, 진공의 존재와 관련한 실험을 통하여 다양한 성질을 알게 되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상온에서 액체상태인 물질을 기화시키면 "증기(vapor)"가 되고, 상온에서 기체상태인 물질을 "가스(gas)"라고 하여 구별하였다. 그러나 과학적인 연구가 거듭되면서 증기와 가스에 대한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는 가스도 온도를 낮추어 조건이 달라지면 액체가 된다는 것이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이후로, 기체의 성질에 대한 연구는 근대 과학이 탄생한 이래 많은 과학자들이 꾸준히 탐구해온 분야라 할 수 있댜 이러한 결과로 1662년 Boyle은 기체의 압력과 부피 사이에 관계가 반비례한다는 Boyle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아일랜드 출신의 Boyle은 모든 이론은 실험으로 검증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그는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실험을 통하여 4원소설인 흙, 물, 공기 및 불이 원소가 아님을 증명하였다. Boyle은 최후의 연금술사이자 최초의 화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Newton, Hooke와 함께 17세기 과학혁명의 추진자라고 할 수 있다. Newton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는 파괴될 수 없으며, 영구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스위스의 물리학자이 Bernmoulli는 1738년 기체 운동론을 추론하였는데, 기체는 무수히 많은 입자로 구성되며 제멋대로 움직이다가 서로 충돌하고 용기에 담겨 있으면 기체의 압력은 이러한 입자들이 용기 내벽과 충돌하여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와 같이 18세기에 들어서면서 기체에 대한 연구가 크게 발전되었는데, J. Black은 이산화탄소를 D. Rutherford는 질소를, Cavendish는 수소를 각각 발견하였다. 특히, 1750년대 프랑스 출선의 영국 화학자인 H. Cavendish는 공기를 구성하는 기체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였고, 여러 종류의 기체 밀도를 발견하기 위해 서로 다른 기체를 대상으로 일정한 부피의 무게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1774년에 J. Priestly와 A. L. Lavoisier는 새로운 기체에 대해 연구하다가 산소를 발견하게 되었으며, 주기율표상의 원소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산소라고 명명하였다. 그런데 이들에 앞서 새로운 공기에 대해 연구하여 처음 발견한 사람은 바로 스웨덴의 화학자인 K. Scheele였다. 그는 공기와 연소에 대해 실험하면서 새로운 공기를 발견하였지만, 이러한 사실을 늦게 발표하였기 때문에 산소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Lavoisier로 되었다. 이외에 Scheele는 염소, 질소, 망간 및 바륨 등 많은 원소를 발견하였지만, 대부분 다른 과학자에 빼앗겼다. 이와 같은 산소의 발견을 비롯하여 18세기 후반에는 화학에 대한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었고, 특히 고체, 액체 및 기체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물질이 발견되면 상태를 변화시키면서 여러 성질을 관찰하려는 경향이 많아졌다. 따라서 고체냐 액체에 비해 다소 발전이 늦었던 기체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었다.특히, Lavoisier는 연소이론에 바탕을 두고 화학자를 위한 교재로서 ‘‘화 학교론"을 출판하였으며, 그의 업적을 중심으로 한 이 시기를 화학발전에 혁명기라 부르고 Lavoisier를 근대화학의 아버지라고 일컫는다. 19세기에는 근대화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기로서, 1802년 J. Dalton은 물질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원자론을 주장하였고, 1811년 A. Avogadro는 산소나 질소 등의 기체는 2원자로 구성된 분자로 존재한다고 설명하였으며, 아보가드로의 가설을 발표하였다. 1845년 영국의 Waterston은 기체의 성질이 온도, 압력과 기체의 운동 사이에 관련한다고 제안하였지만,당시에는 분자에 대한 개념과 기체 운동론을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이후, 1860년에 Maxwell이 기체의 동력학적 이론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기체 운동론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기체에 대한 연구는 이후로도 계속되어 기체 상태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을 이루게 되었으며,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기체분자 운동론에 대한 많은 실험이 전개되었고, 이러한 연구들이 진공기술에 밑거름이 되었다.
2.1.2 이상적인 기체
진공기술에서 기체의 거동은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기체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상적인 기체(ideal gases), 즉 완전 기체(perfect gases)는 연속적으로 무질서한 운동을 하는 분자 혹은 원자들의 집단이며, 기체분자들 사이에 충돌을 제외하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분자 간에 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독립적인 운동을 한다. 또한 기체분자는 온도가 상승하면 운동 속도가 증가하게 된다. 기체의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상적인 기체의 조건으로 가정하여 유도한 기체분자의 운동론을 공부하여야한다공부하여야 한다.일정한 부피의 용기 안에들어있는 기체의 거동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을 가정하게 된다.
- 기체분자는 지속적이고 불규칙한 직선운동
- 기체분자는 완전탄성체이고 충돌은 순식간에 발생
- 기체분자의 자체 부피는 무시
- 기체분자들 사이에 인력이나 반발력은 무시
- 기체분자의 평균 운동에너지는 절대온도에 비례한다고 가정함
실제로 분자의 크기는 약 수 Å 정도이며, 분자 간에 평균거리는 수십 Å 정도이다. 따라서 각 분자들은 지름에 10배 정도로 떨어져 있지만, 압력이 낮아지는 진공에서 그들 사이에 거리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예로서, 진공도가 10-2torr에서는 분자들 사이에 거리가 분자 크기의 대략 106배 정도가 되기 때문에 분자들은 무한히 떨어져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상 기체는 가상의 기체이며, 실제 기체가 이상 기체에 가까워지 기 위한 조건으로는 온도가 높고 압력이 낮을수록 좋으며, 분자량이 작을수록 분자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좋고, 분자 간에 인력이 작을수록 이상 기체에 가까워진다. 기체분자의 운동론은 기체를 구성하는 각 분자들의 운동 에너지 모델로 설명하려는 것이다. 즉, 이상 기체에서 분자들의 수가 매우 많다고 하더라도 모든 분자는 대부분 같은 형태의 운동을 하기 때문에, 분자 하나의 운동을 이해하면 모든 분자들의 거동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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