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평균자유행정
기체분자는 자유로이 분포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움직이다가 서로 충돌하게 된다. 기체분자의 크기는 상당히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아무튼 일정한 크기를 갖고 있으며 직선운동을 하다가 다른 분자와 충돌하게 되면 운동 방향을 바꾸게 된다. 이와 같이 한번 충돌한 기체분자는 직선운동을 하며, 다음 충돌이 발생하기 전까지 등속운동을 하게 되는데, 충돌과 충돌 사이에 거리를 자유행정(free path)이라고 하고, 이러한 자유행정의 평균값을 계산하면 평균자유행정(MFP; mean free path)라고 한다. 임의의 시간 동안에 용기 내에 기체분자가 자유로이 운동하며 다른 기체와 충돌할 경우, L1, L2, L3 등의 자유행정이 발생하며, 이들 값에 평균을 산출하면 평균자유행정을 얻을 수 있다. 기체분자가 직선운동을 하다가 기체분자의 궤적 내에 다른 기체가 있으면 충돌하게 되는데, 이러한 단면적은 σ = πd2 이며, 이를 충돌 단면적이라 한다. 진공 시스템에서 압력이 낮아지면 기체분자들 사이의 공간은 넓어지고 입자들 사이에 충돌의 횟수도 줄어든다. 즉, 대기압에서 평균자유행정은 짧지만, 진공 중에서는 기체분자의 존재가 희박해지기 때문에 평균자유행정은 길어진다. 평균자유행정은 진공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물리량 중에 하나이며, 공기의 경우에 평균자유행정(λ)은 다음과 같다.
$$ \lambda = \frac{5 * 10^{-3}}{P} [cm] $$
여기서, P는 압력이며, 단위는 [torr]이다. 만일, 압력이 10-4 torr 라면, 평균자유행정은 대략 50cm정도이다.
2.4 기체 흐름(gas flow)
진공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4가지 요소로는 진공용기, 진공 펌프, 배기관 및 진공 게이지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진공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연결된 배기관을 통해 진공 펌프를 이용하여 기체분자를 빼내야 한다. 진공용기로부터 기체분자를 빼내기 위해서는 기체의 흐름을 이해하여야 한다. 사실, 기체의 흐름은 매우 복잡하며, 배기관의 구조와 크기, 표면 상태, 기체의 종류, 기체의 유량, 압력 및 온도 등과 같은 특성에 의존하게 된다. 본 절에서는 낮은 압력 하에서의 기체의 흐름에 대해 기술하도록 한다.
2.4.1 기체 흐름의 영역
진공 시스템에서 기체의 흐름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난류(turbulent flow), 점성 유동{viscous flow)과 분자 유동(molecular flow)이다. 이러한 기체 흐름의 영역을 결정하는 요소는 유량의 크기, 배기관 양단의 압력차, 배기관의 표면상태와 구조, 및 배기되는 가스의 성질 등이다. 진공용기에서 배기관을 통해 진공 펌프와 연결된 진공 시스템이 대기압으로부터 고진공으로 내려가는 진공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기체 흐름의 3가지 영역을 경유하게 된다. 압력이 높고 유량의 흐름이 빠른 경우에 기체분자의 평균자유행정은 진공용기의 크기와 비교하여 엄청나게 작기 때문에, 기체의 흐름은 기체의 점성으로 제한된다. 특히, 기체의 속도가 순간적으로 빠를 경우, 기체의 흐름은 난류를 일으키게 된다. 즉, 대기압의 진공용기에서 고진공으로 배기를 시작하게 되면, 처음에 급격한 기체 흐름이 잠시 진행되는데, 이때 초기에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불규칙한 흐름을 난류라고 하며, 이러한 흐름은 마치 유체의 흐름과 유사하다. 이와 같은 난류는 비행기가 이상기류를 만나 심하게 요동치는 현상과 같으며, 진공시스템에서도 초기에 진공 펌프로 배기를 시작한 뒤에 수십 초간 큰 소음을 일으키며 진행되는 기체 흐름이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면 소음이 줄어들면서 기체의 흐름은 조용해진다. 이때는 기체분자들이 충돌하여 운동량을 교환하며 펌프가 있는 방향으로 배기관을 통해흐름을 유지하는데, 이를 점성 유동이라고 한다. 대체로 10-2 torr 이상인 비교적 높은 압력의 공간에서 기체분자들은 점성 유동을 하며, 마치 유체와 같은 거동으로 움직인다. 진공용기의 압력을 더욱 낮추게 되면, 기체분자의 존재가 적어지고 분자들 사이에 거리는 더욱 멀어지며 상호 영향은 거의 없어진다. 이때의 기체분자들의 흐름을 분자 유동이라 하는데, 분자 유동은 압력의 영향을 받지만, 분자들 사이에 거동은 불규칙적이다. 이상과 같이 분류한 기체 흐름의 성질은 평균자유행정(MFP)와 진공 시스템의 크기에 관련되며, 이들 사이에 비율을 Knudsen number(Kn)라고 한다.
$$ Kn = \frac{ \lambda }{d} $$
여기서, λ는 평균자유행정이고, d는 진공 시스템에서 배기관의 지름이다. Kn의 값에 따라 기체의 흐름을 예견할 수 있는데, 만일 Kn ≥ 1 이면, 기체의 흐름은 기체와 배기관 내벽의 충돌에 의해 결정되고, 이때의 흐름은 분자 유동이라 하며 기체분자 사이에 영향이 없고 운동의 방향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고진공 펌프를 설계할 경우, 고진공에서는 기체분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입구가 커야 하고 펌프를 가능한 한 진공용기에 가까이 붙여서 설치하게 된다. 그리고 Kn < 0.01 일 때는, 점성 유동 상태라고 하며 기체분자는 진공용기의 내 벽과의 충돌보다는 기체들 사이에 충돌이 많아진다. 따라서 기체분자들 사이에 상호 작용이 크고 기체 흐름의 전체적인 유형이 마치 유체와 같으며 흐름의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저진공 영역에서 펌프를 설계할 경우, 펌프로 진입하는 배기관의 입구는 좁고, 배기관의 길이가 길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기체 흐름이 난류와 점성 유동 사이의 차이는 Reynolds nwnber(Rc)의 의해 알 수 있는데, 다음 식과 같다.
$$ Re = \frac{pvd}{n} $$
여기서, ρ는 밀도이고, ν는 속도(=유량 / 배기관의 단면적), d는 배기관의 지름, 그리고 η는 기체의 점성이다. 만일, Reynolds nwnber Re > 2,100이면, 기체의 흐름은 난류이고, Re < 1,100이 면, 점성 유동이다. 비교적 높은 압력 하에서 흐름의 속도가 증가하면, Reynolds number가 증가한다. 즉, 난류와 점성 유동 사이에 기본적인 차이는 배기관으로 흐르는 기체의 상대적인 유량이다. 배기관 양단에서 압력차가 매우 크게 되면 흐르는 기체는 부분적으로 소용돌이나 진동을 야기하게 되며, 배기관 내에 각 지점에서의 압력이나 속도가 순식간에 변하는 난류가 일어난다. 이러한 난류는 진공 시스템의 초기에 순간적으로 발생하며, 배기관의 양단의 압력차를 크게 하여 기체를 많이 빼고자 하더라도 순탄하게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류는 진공 시스템에서 잠시 발생할 뿐이며, 진공기술에서 크게 문제시 되지 않는다.
2.4.2 컨덕턴스(conductance)
컨덕턴스는 주어진 시간동안에 기체분자를 통과시키는 배기관의 능력을 의미한다. 진공 시스템의 고진공 하에서 기체의 흐름인 분자 유동 상태를 고려하면, 기체분자는 진공용기에서부터 배기관과 고진공 펌프를 통해 외부의 대기압에 배출되기까지 각종 진공부품을 거치게 되며, 얼마나 쉽게 배기되는가 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이 바로 컨덕턴스이다.
배기관이나 진공 부품을 통해 양단의 두 부분을 지나는 기체의 유량(Q)은 입구와 출구의 압력차(ΔP)에 비례하며,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Q = Cㆍ \Delta P $$
여기서, C는 비례상수로서 컨덕턴스이며, 단위는 [L/sec] 혹은 [ft@@3/min]이고, 유량의 단위는 [torr·L/sec]이다. 분자 유동에 있어 우수한 컨덕턴스는 배기 입구가 넓고 짧으며 굴곡이 없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체 거동이 자유롭다. 진공 시스템에서 기체분자의 흐름은 관(pipe)이나 구멍(hole, aperture)과 같은 모양의 진공 부품을 통하여 흐르게 된다. 이제, 컨덕턴스의 연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병렬; $$ C_{total} = C_1 + C_2 = \Sigma C_i $$
직렬; $$ \frac{1}{C_{total}} = \frac{1}{C_1} + \frac{1}{C_2} = \Sigma \frac{1}{C_i} $$
진공 시스템에서 부품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다면, 전체 컨덕턴스는 작은 컨덕턴스보다 더 작은 값을 갖게 된다. 즉, 컨덕턴스가 좋지 않은 부품 하나를 직렬로 사용하게 되면, 전체 컨덕턴스가 그 부품에 의해 결정된다.
2.4.3 유량(throughput)
유량(flow) 배기량(throughput)이란 단위 시간당 배기되는 기체의 양을 의미한다. 이는 진공 펌프의 용량을 나타내며, 진공 시스템의 어디서나 유량은 같다. 이미 기술하였듯이, 유량은 식 컨덕턴스와 연관되며, 단위 시간당 배기되는 기체의 양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Q = \frac{PㆍV}{t} = PㆍS $$
여기서, P는 압력 V는 기체의 부마 t는 시간이며, S{= V/t, )는 배기속도로 진공 펌프의 성능을 의미하고, 이는 부피 배기를 나타낸다. 진공 중에 기재의 양은 압력과 부피의 곱(P x V)으로 정의되며, 또한 진공 시스템 내에서 기재 분자의수를 가스로드(gas load)라고 하고, 단위는 [torr-L] 혹은 [pascal-L]이다. 압력과 온도가 일정한 정상 상태에서의 유량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는데,
$$ Q = P\frac {dV}{dt} = PㆍS $$
여기에서, 유량은 단위 시간에 지나는 기체의 양과 동일하다는 의미이며, 식에서 PV는 에너지 차원에서 일(work)의 척도를 나타낸다. 역학적으로 유량은 일률과 동일하며, 이는 다음 식으로 알 수 있다.
$$ 일률 = 힘 X 속도 = (압력 X 단면적) X 속도 = 압력 X 부피 흐름도 = 유량 (Q) $$
따라서 유량은 상기 식으로부터 일률과 동일하기 때문에 단위를 [W]로 나타 낼 수 있으며, 1 W는 7.5 [torr·L/sec] 혹은 1,000 [Pa·L/sec]이다. 유량을 일률로 표현하면, 진공 시스템에서 더 많은 기체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기 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