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의 누설
진공 시스템을 구성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사항으로는 지금까지 기술한 것처럼 진공 용기의 크기, 펌프나 게이지의 선정 및 각종 소재 등이 기초가 되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진공도의 결정, 진공의 상태 및 진공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일 것이다. 이와 같은 중요한 고려사항 중에 또 다른 요소가 바로 진공 용기의 누설(leak)을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각종 진공 시험을 비롯하여 진공 시스템을 이용한 공정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누설을 시험하게 된다. 사실, 진공 시스템에서 누설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발생하게 되며,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어진 진공 용기라고 하더라도 누설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성능이 우수한 진공 펌프를 이용하여 진공 용기 내에 기체 분자들을 배기하여도 최종 압력 이하로 더 이상 내려가지 않게 된다. 그러나 진공 시스템을 설계하고 사용하고자 하는 공정의 목적에 맞게 구성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누설의 정도는 매우 작아야 하고, 이에 따라 공정을 수행하면서 방해받지 말아야 하며, 더욱이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진공 펌프를 이용하여 진공 시스템에서 진공을 발생시키고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하여 먼저 진공 용기의 기체분자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탈 기체(outgassing)를 수행하며, 마지막으로누설을 제거하여야 할 것이다. 본 장에서는 진공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누설의 기초 이론, 발생원인, 검출방법 및 누설의 방지 등에 관해 기술하고, 또한 누설률(leak rate)에 대해 정의하도록 한다.
8.1 누설의 원리
이번 절에서는 진공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누설의 기초 이론과 발생 원인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8.1.1 누설의 기초
누설(leak)이란 압력의 차이냐 농도의 차에 의해 진공 용기에 존재할 수 있는 균열, 틈 및 구멍과 같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을 통하여 기체나 액체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진공 용기에서 이와 같은 진공 누설을 찾아내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진공 누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이는 실제 누설(real leak)과 가상 누설(virtual leak)로 구분한다. 그림 8-1에서는 실제 누설과 가상 누설의 예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누설은 진공 용기나 각종 진공 부품의 연결부위에 갈라진 틈이나 구멍을 통하여 기체가 새는 것을 의미하고, 보통 실제 누설은 틈새 누설과투과 누설로 구분된다. 틈새 누설이란 진공 용기에 발생하는 균열이나 구명과 같은 틈새를 통하여 새는 누설이다. 특히, 이러한 틈새는 진공 용기를 세척하기 전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세척한 뒤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나타내는 누설은 좁은 의미에서 틈새 누설을 말한다. 그리고투과 누설은 투과 현상에 의한 것으로 유리를 통과하는 헬륨이나 은막을 투과하는 산소 및 O-ring을 관통하는 수소나 헬륨 등을 나타낸다. 실제누설의 검출은 비교적 쉬우며, 진공 시스템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진공 누설은 실제 누설이다. 가상 누설은 진공 시스템의 내부에서 아주 느리게 진행되며, 대부분 진공 용기의 내부에 존재하는 기체로 인하여 발생한다. 예로써, 내벽에 붙은 수증기나 세척 후에 남을 수 있는 용액에서 가상 누설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진공 용기 내부를 맨손으로 만지거나 과량으로 사용된 그리스를 비롯하여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소재나 내벽에 설치된 막힌 나사 홈이나 구멍 등에 의해 야기될 수도 있으며, 그림에서와 같이 이중으로 O-ring을 설치하는 것도 가상 누설을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은 가상 누설은 잔류하는 기체가 완전히 소모되고 나서 비로소 희망하는 최저 압력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가상 누설의 경우 진공 시스템을 설계하고제작하는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탈 기체는 진공 용기의 내벽 등의 고체 표면에서 떨어져 나오는 기체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탈 기체는 진공 용기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여 진공 장비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진공의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이다. 진공 시스템에서 이와 같은 누설을 정량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누설률(leak rate)과 누설의 크기로 나타내는데, 누설률이란 단위 시간당 진공 용기로 유입되는 기체의양을 의미하며,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Q = \frac {(P_2 - P_1) * V}{t}$$
여기서, Q는 누설률이고, P1과 P2는 각각 t=0에서 진공 시스템의 압력과 시간 t에서의 내부 압력이며, V는 진공 용기의 부피이다. 즉, 진공 시스템에서 누설에 따른 가스의 흐름은 이미 2장에서 기술한 기체 법칙으로 적용되며, 누설 부위에서 양쪽의 압력 차이에 의한 기체의 유량으로 결정된다. 그러므로 누설률의 단위는 단위 시간당 기체의 유량으로 나타나며, [torr·L/sec]이다. 그러나 공학 분야에서 누설률은 간혹 [std·cc/sec]로 나타내기도 하며, 이는 표준 1cc/sec의 누설률이 0°C에서 표준 대기압을 의미하고, 760 torr의 압력 아래에서 누설을 통하여 유입되는 기체의 양이 1cc라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1 [std·cc/sec]는 0.76 [torr·L/sec]와 같은 단위이다. 일반적으로 누설률은 단순히 가스의 체적이라고간단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식 (8-1)에서 압력은 단위 면적당 힘을 의미하기 때문에 식에서 분자는 에너지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누설률은 물리적인 의미로써 단위 시간당 에너지의 변화량을 나타내며, 이는 일률을 의미하게 된다. 이와 같은 누설의 크기는 누설 구멍의 크기, 형상 및 구멍의 컨덕턴스를 이용하여 나타내게 되며, 일반적으로 구멍을 통해 유입되는 기체의 유량이 바로 누설이다. 동일한 구멍이더라도 누설 유량은 온도, 기체의 종류와 구멍에서의 압력 등에 의해 변하게 된다. 사실, 완벽하게 누설을 차단할 수 있는 진공 시스템은 불가능하며, 진공 용기 내에서의 작업이나 공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미세한 누설이나 진공 용기의 최저 압력과 기체의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누설이라면 절대 문제시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누설은 충분한 용량을 가진 진공 펌프에 의해 배기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배기속도가 큰펌프를 사용하여 누설 문제를 해소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진공 시스템의 누설 원인을 파악하여 이를 제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 압력이 낮아질수록 누설에 대한 제한도 엄격해진다. 예로써, 표 8-1은 여러 종류의 공정에 대한 허용 누설률을 나타내는데, 적용하고자 하는공정이나 시스템에 따라 허용되는 누설률의 범위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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