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질환 일으키는 비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만을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미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만은 여러 대사질환을 야기하며 장기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입니다. 비만을 치료하려면 비반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우리나라 비만 증가율
국내 비반 인구는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약 36%가 비만이며,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46%에 달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최근 10년간 비만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서구식 식단의 확산과 함께 먹방과 배달 음식의 유행, 활동량 감소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원인일 것입니다. 또 최근 늘고 있는 1인 가구에서는 다인 가구보다 더 흔하게 비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대적인 변화를 생각하면 비만 인구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나고, 젊은 연령층의 비만 유병률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만은 미용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늘고 있지만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비만은 미용의 문제일 뿐, 질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체중을 못 빼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비만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비만으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문제로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대사증후군 등 대사질환을 들 수 있습니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3배 정도 높은데, 특히 20~30대는 6배에 달합니다. 대사질환은 뱃살, 즉 내장지방과 연관이 큽니다. 대사질환이 발생하면 심근경색·뇌경색 등 심혈관질환과 사망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 지방간·통풍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만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검사해 보면 기존에 알지 못했지만 이런 질환들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사질환 외에도 관절염·요통 등 근골격계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호흡기질환, 성기능 장애나 불임, 그리고 우울증도 비만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중요한 문제는 비만으로 인해 암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암연구소에서는 폐경 후 유방암·자궁내막암·대장암 등을 비롯해 무려 13가지 암이 비만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로 몸무게 기준점을 낮춰야
비만 환자들은 스스로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어트에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자신은 절 대 체중을 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만은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자신의 의지로만 해결하긴 어렵습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몸무게도 저마다 기준점(set point)이 있어서 자꾸만 이 기준점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체중이 늘었을 때보다 줄었을 때 원래 체중을 회복하려는 경향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단기간 노력해 식사량을 줄이면 여러 가지 호르몬 변화 등의 기전으로 인해 식욕이 늘어나고 기초대사량은 떨어져 결국 원래의 체중을 회복하게 됩니다. 살을 빼도 자꾸만 도로 살이 찌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 의지박약의 결과가 아닙니다. 비만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식이요법, 운동요법, 인지행동치료, 약물 치료, 수술 치료 등 여러 전략과 함께 체중을 꾸준히 유지해 몸무게의 기준점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근본적으로 비만을 예방하려면 식단 관리와 운동 등 생활 습관의 조절이 필수적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과도한 열랑 및 탄수화물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숙제가 아니며, 평생 유지해야 할 생활 습관입니다.
또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며 살을 빼는 원 푸드 다이어트처럼 건강을 해치는 다이어트는 지양해야 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체중의 변동이 큰 사람, 즉 요요 현상을 여러 차례 심하게 경험한 사람은 비만 위험이 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따라 체중계의 숫자만을 목표로 단기간 무리한 감령과 요요를 반복하는 대신, 일상에서 건강한 식단을 지키며 많이 움직이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고, 건강한 생활 패턴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건강한 체중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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